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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사람은 다양한 강좌를 열어 생태대를 향한 비전을 많은 분들과 공유해오고 있습니다. 지구법강좌는 지구법(Earth Jurisprudence)을 국내에 소개하고, 현재 인간중심주의의 산업문명이 초래한 폐해들을 다루며 대안을 연구,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사단법인 선과 공동 주최로 연 4회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지정 변호사 인정 연수 프로그램으로, 주요 대상은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법률가-변호사와 로스쿨생 그리고 학문후속세대 등입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특강을 수시로 열어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20 지구법강좌 제4강 "인류세 등장에 따른 법학의 과제"
  • 2021-01-21
  • 2027

2020 지구법강좌  〈지구를 위한 법학 - 인간중심주의에서 지구중심주의로〉

제1강. 지구법학의 사상적 기원과 내용 - 박태현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2강. UN 및 해외 각국의 지구법학 사례 - 정혜진 변호사
제3강. 지구법학과 헌법(학) - 오동석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4강. 인류세 등장에 따른 법학의 과제 - 최선호 변호사

2020년 11월 2일, 2020년 마지막 지구법강좌가 온라인 zoom 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마지막 시간은 "인류세 등장에 따른 법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최선호 변호사님께서 강의해주셨습니다. '인류세', 즉 '인간에게 지배되는 시대' 에서 법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인류세 등장에 따른 법학의 과제


1. 기후변화와 대멸종

- 지구 역사상 생물종이 다량 멸종한 적은 6번이 있었으며, 그 중 마지막 멸종은 현재 진행형임. 4억 4000만년 전 생물종의 85%가 사멸한 '오르도비스기 말 멸종'이 최초의 멸종 사건이었으며, 5 번째 멸종사건으로 6550만년 전, 생물종의 75%가 멸종한 '백악기 말 멸종'이 있었음.
- 6 번째 멸종은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인류의 생태계 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원인이며, 지금으로부터 향후 500년 동안 지구 생물종의 20~50%가 멸종하는 것이 그 내용임.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이 과다하여 야생동물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으며, 현재의 생명종 멸종은 중생대의 대멸종보다도 급격하게 가속화되어 진행되고 있는 양상임.
- 멸종동물은 척추동물,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로 매우 다양할 것으로 전망됨


2. 인류세

- '홀로세' 다음의 단계로, 지구상의 생물학적, 화학적, 지질학적 과정이 인간의 지배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를 의미함
- 인류세의 증거: 1) 자원 사용의 거대한 가속 2) 생물권의 온전성, 토지변화, 성층권 오존 감소 등이 '지구한계선'에 다다름
- 인류세는 '현대 인간은 지구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외부 힘이 아니라 지구 시스템의 일부'임을 전제하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 인간과 지구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음


3. 자연의 종말?

- 오늘날의 지구 시스템은 '홀로세' 기간인 지난 11,700년 간의 내재적 특성을 잃었고, 더 이상 인간 사회의 외부에 있지 않으며 인간의 행동에 의해 자연의 흐름이 바뀌고 있음
- 즉 자연이 스스로 변동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활동에 의한 지구 시스템의 근본적 전환이 목격됨
- 자연과 인간은 인류세 안에서 단순히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얽히고 분화되어 '새로운 존재론적 일원론'으로 나아가고 있음


4. 두 개의 길

- 대멸종을 막기 위해 인간은 두개의 길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음

1) 첨단기술문명(기술대: Technozoic era)
- 내용: 4차 산업혁명시대 흐름에 맞춰, 과학기술을 최첨단으로 발전시켜 환경파괴와 생물종 대멸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내용. 자본주의 질서 하에서 전세계가 협력하여 만물 질서에 대한 더 큰 통제력을 형성하는 방향
- 기술대 하에서의 '포스트-내추럴리즘'의 실현: 인간에 의해 의도적으로 유전자가 편집, 변형된 유기체의 등장할 것임. 그러나 인류가 자연을 조작함으로써 멸종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대하여 많은 생태학자들은 부정적이며, '어두운 생태학'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함

2) 생태문명(생태대: Ecozoic era)
- 내용: 인간은 지구시스템을 교한시키는 외부의 힘이 아니라 지구시스템의 일부로 존재함을 전제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를 따로 분리하지 않음.
- 인간과 땅은 친밀한 관계라는 점을 강조함. 즉 모든 토지는 지구의 일부이며,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은 대지에 거주하며 생명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음


5. 인간법학에서 지구법학으로

 1) 제1의 입법자는 인간이 아닌 '우주' : 법학과 법의 궁극 원천은 인간권에서 벗어나, 인간의 통제 너머인 우주로 이동해야 함

 2) 인간법학의 한계 지적: 인간법학은 당연히 더 크고 중요한 법학 안에 깃들어 있으면서 그것에 기속되어야 함. 인간의 법과 거버넌스 체계는 인간 사회 뿐만 아니라 더 넓은 생명 공동체와 지구 자체의 통합성에 이바지하는 인간 행동을 증진하도록 설계되어야 함.

 3) 생명주의(biocracy) 실천: 현재 인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상의 모든 통치체계를 인간 중심에서 지구 중심으로 재편함으로써 인간의 자기 규제 시스템의 다양성을 실현해야 함. 

 4) 노자의 '도덕경'과 학문적 관련성이 있음
-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 도는 '스스로의 자발성'을 본받고, 그로부터 연유한 '천지인'은 '도'와 일원론적 연관성을 가짐

 5) '야생의 시간': 새로운 거버넌스 형태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야생의 시간', 즉 인간 인식의 초기양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지구 거버넌스는 충분한 시간 속에서 지혜가 저절로 떠오르게 하고, 행해야 할 순간과 행하지 말아야 할 순간을 인정하는 형태로 작동됨. 그런데 유전자 변형 기술 분야는 야생의 시간에 '역'으로 맞서 속도를 높이며, 또한 '유전자 변형 유기체'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작될 뿐 지구 공동체의 통합성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지 않을 것

 6) '야생의 장소': 땅
-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며 땅은 우리의 한 부분임. 우리는 어머니 지구의 한 부분인 '땅'을 떠나서는 살 수 없음. 따라서 인간은 인간 자신이 행사하는 권리보다 땅과의 관계에서 갖는 책임을 느껴야 함
- 땅을 돌보는 일은 한 개인의 역할이 아니며, 공동체 내에서 실행되어야 하는 관계 내지 친교임.

7) '야생의 사람': 공동체
- 행성 지구는 고도로 분화된 지역들의 지구 복합체. 이는 일관성 있는 생명공동체를 구성하며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
- 지역 공동체 구성원 간의 더 강력하고, 친밀한 관계를 증진함으로써(개별성) 그것이 더 큰 시스템의 건강과 안녕에 기여함(집합성).
- 개인과 공동체 간의 건강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조직의 긍정적 측면이 더 큰 사회 시스템 내에 복제되도록 하는 방법을 탐구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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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들은 후, 인류가 성장과 발전을 오랫동안 추구해온 관성을 버리고 인식론적 전환을 이룰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최선호 변호사님은 "이제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지구법학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하며, 2015년 파리협약의 제정,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SDGs 수립, 그리고 툰베리로 상징되는 미래세대의 환경운동을 볼 때 세계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수강생 중 설악산 케이블카 소송을 수행하고 계시는 변호사님께서는 '도룡뇽 소송의 논리를 발전시켜 설악산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산양을 원고로 하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각하되었다'고 하며 동물의 당사자능력, 자연의 법인격을 인정하는 진전된 판례가 나올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지구법강좌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가장 증대된 시기에 개강하여, 매 강의마다 60명이 넘는 수강생들이 열띤 마음으로 수강하였습니다. 사단법인 선은 앞으로도 지구법학 연구 및 활동을 멈추지 않고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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