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후체제에 발맞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들
이상훈 소장은 파리총회에 대한 언급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지금 현재 상황을 그대로 유지해 가다가는 2100년이 되면, 산업화 이전에 비해 지구 기온이 3.7℃에서 4.8℃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2℃에서 멈추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으로 파리협약이 성립했다. 미국과 중국이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 큰 힘이 되었다. 미국은 세일가스 개발로 석탄 대신 가스발전이 늘어나게 되어 온실가스 감축 능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심각한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석탄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국내적 압박이 있었다. 그러나 각국이 제출한 국가별 기여계획을 모두 이행하더라도 2.7℃에서 3℃의 상승이 예상된다.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파리협약 이후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에너지원의 100%가 되도록 하자는 운동이 세계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 신기후체제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우선, 발전 부분의 전환이 필요하다. 석탄화력발전에서 가스화력발전으로 전환하여야 하고,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책을 책임지는 관료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회의론이 만연해 있고, 시민들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실질적인 선호와 지지가 낮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한 정책과 인프라는 매우 낙후되어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규모 발전사업을 장려해야 한다. 시민들이 나서서 건물 지붕이나 자투리 땅에 태양광발전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제값을 받고 사 줄 수 있는 구매 시스템으로 기준가격구매제를 병행해야 한다. 시민들의 확고한 선호와 지지가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고,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가 핵심이다. 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과 실천의 확대를 목표로 하는 시민들의 조직, 시민단체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주도하기 위한 서울시의 정책과 한계
서울시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은 서울시 에너지 소비 현황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서울시의 총괄적인 에너지정책 방향도 함께 소개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로 대표되는 적극적인 수요관리 정책과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이 그것이다. 대표적인 에너지소비도시 서울은 에너지 생산을 늘리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두 가지 길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 통로로 태양광발전이 생산 부문의 핵심이다. 소비 측면에서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길로 건물 에너지 소비의 절약 및 효율화, LED 전구의 확대 보급, 그린카 보급을 통한 에너지 절약형 교통 체계 구축을 들 수 있다.
핵심 정책 목표인 태양광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태양광 시민펀드를 통해 태양광발전을 확산시켰다. 태양광발전의 경제적 성과에 투자한 시민들에게 배당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 것이다. 서울시의 정책 중 ‘태양광 미니발전소’는 베란다, 주택 옥상, 상업건물 옥상 등 다양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또한 서울형 햇빛발전 지원제도는 100㎾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 발전전력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태양광발전의 확산이 국가전체로서 핵심적인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발전차액지원제도(FIT: Feed-in Tariff. 신재생에너지에 의해 생산된 전력의 가격이 정부의 기준가격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로 2011년까지 운영되었음)에서 의무할당제(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 발전설비 500메가와트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 전력으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로, 2012년부터 시작되었으며, 구매량에 제한이 있어 판매자들은 가격경쟁에 노출됨)로 제도를 바꿈에 따라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공급단가가 떨어지게 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추가적인 진입을 제한하게 한다. 그러므로 다시 발전차액지원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첨부파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