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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사람은 다양한 강좌를 열어 생태대를 향한 비전을 많은 분들과 공유해오고 있습니다. 지구법강좌는 지구법(Earth Jurisprudence)을 국내에 소개하고, 현재 인간중심주의의 산업문명이 초래한 폐해들을 다루며 대안을 연구,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사단법인 선과 공동 주최로 연 4회 개최하고 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지정 변호사 인정 연수 프로그램으로, 주요 대상은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법률가-변호사와 로스쿨생 그리고 학문후속세대 등입니다. 그밖에도 다양한 특강을 수시로 열어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15 지구법강좌 제2강 "에너지 정책과 관련 법의 과거와 현재: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성찰"
  • 20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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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지구법강좌 두 번째 시간에는 기후변화의 이면이라 할 수 있는 에너지문제를 주제로 삼았다. 에너지정책 문제의 석학인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한국의 에너지정책의 문제점과 그 대안을 정리했다. 윤순진 교수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둔감한 한국의 에너지정책의 문제점을 통계를 통해 자세히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법제도 개선 과제에 대하여 상세히 강의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치경제 구조의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시민참여적 에너지 전환 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원임을 공유했다. 


에너지 소비에서 만큼은 거대한 나라 

에너지 이용의 역사를 정리하며 강좌가 시작됐다. 현대의 인간은 석유를 사용함으로써 그 이전의 인간에 비해 마치 왕이 된 것 같은 서비스를 누리게 되었다. 미국인이 쓰는 석유를 에너지로 환산하면 1인당 174명의 노예를 소유한 것과 같다는 것이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는 어떨까? 경제성장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에너지소비가 늘고 있다. 1990년을 1로 보았을 때, 2013년 1 GDP는 3배가 되었지만, 전력소비량은 5배가 늘었다. 바로 ‘에너지 과다투입형 경제성장’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속의 한국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2014년 기준 인구 5천만으로 0.7%로 28위에 불과한 나라지만, 에너지 소비에서 만큼은 거대한 나라다. GDP는 1.5%로 세계 10위 권 밖에 있지만, 전력소비량 8위, 연료연소에 의한 이산화탄소배출은 1.9%로 세계 7위, 석탄사용량 6위, 원자력발전량 4위를 기록한다.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선진국들,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이탈리아보다 높다. 놀랍다. 그럼에도 태양광, 풍력, 지열, 해양에너지 등을 포함하는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은 0.7%에 불과하다. OECD평균 8.2%와 비교하면 최하위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 정도도 심각하다. 세계적으로 원자로가 줄어 드는 추세다. 노후화된 원전은 폐쇄하고 새로 짓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현재 23기가 운영 중이고, 2024년이면 34기로 늘어나게 된다. 2014년 현재 전력 생산량의 30%를 핵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핵발전소는 경북 울진, 월성, 경남 양산, 전남 영광에 모여 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수도권에서 멀리 있다. 핵발전밀집도는 한국이 세계 1위다. 좁은 국토에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는 데다가, 핵폐기물을 처리할 땅도 제일 좁다고 말할 수 있다. 한국에서의 핵발전은 화장실 없는 좁은 아파트에서 사는 것과 같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은 에너지 수요 증가를 전제로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에너지 공급 방안을 만드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다. 지금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여 에너지와 전기를 과다하게 소비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에너지 소비와 공급을 늘려도 되는 것인가? 원자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는 즉 핵발전 사고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이다. 핵발전밀집도가 높다는 것은 사고 시 전국이 핵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정책이 계속되어도 되는가? 


이대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에너지, 전력 소비가 더 이상 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기초로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체제 자체가 전환되어야 한다. 시대적 요구이고, 과제이다. 

1980년에서 2012년 사이 지구의 평균기온은 0.85℃가 올랐다. 인류가 이산화탄소 배출을 당장 멈춘다 해도 이미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20% 이상은 1,000년 이상 대기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추가적인 온실가스의 배출이 없어도 기후변화의 양상은 수백 년간 지속될 것이다.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온난화를 2℃ 이내에서 억제하기 위해서는 산업화 초기부터 누적된 총 누적 이산화탄소량을 1,000기가톤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2011년까지 이미 절반(460~630기가톤)이 배출되어 있다는 것이므로, 남은 것은 500기가톤 정도이다. 2010년 매년 배출량이 49기가톤이므로 이대로라면 10년이면 한계를 넘어서게 된다. 

핵발전이 대안인가? 정부에 의하면 석유 1톤으로 환산한 에너지 기준(1 TOE)으로 핵발전이 150불이 들고, 유연탄이 183불이 든다면서 핵발전 비용이 싸다고 한다. 그러나 그 비용계산에는 사용 후 핵연료를 처리하는 비용은 반영되어 있지 않다. 사고가 날 경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용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행히 기술발전에 따라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감소하고 있다. 중국, 미국, 독일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각국의 투자 또한 급격히 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도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중이 늘고 있다. 


에너지 서비스는 인간의 삶의 질 유지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지구의 유지 존속이라는 한계 속에서 에너지 서비스를 누릴 수밖에 없다. 답은 명확하다.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에너지 공급도 화석연료기반에서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환경에 대한 부담으로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산적인 에너지 생산시스템, 시민들이 나서서 에너지생산의 주체로 나서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깨어 있는 시민들이 스스로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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