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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학교 환경법센터 · 지구와사람 공동학술대회 <한국 사회의 생태적 지속가능성 보장과 헌법 체제: 기후생태헌법의 제안>
  • 2025-12-12
  • 360

 

2025년 11월 14일 지구와사람이 강원대 환경법센터와 공동주최한 〈한국 사회의 생태적 지속가능성 보장과 헌법 체제: 기후생태헌법의 제안〉이 열렸다. 박시원 강원대 환경법센터장의 사회로 시작된 공동학술대회에서 함태성 강원대 교수는 기존 법체계가 인간의 이익만을 저울에 올려놓아 온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자연의 이익이 정당하게 형량되는 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왕배 지구와사람 상임대표는 이를 넘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자연 계약’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기후생태헌법 논의의 방향을 제시했다.

 

오동석 아주대 교수는 서구 근대 입헌주의의 태생적 한계가 현행 헌법이 생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라며, 기존 틀로는 새로운 생태 가치가 수용될 수 없고, 자연의 권리를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인간 중심적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으며, 단기 성과 중심의 대의민주주의로는 장기적 생태 위기를 다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근본적 진단 위에서, 개헌 논의가 기존 체계의 연속적 혁신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시대적 위기에 맞는 과감한 원칙의 전환을 택할 것인지라는 핵심적 방법론의 질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서울대 조교수는 급진적 개헌보다 기존 헌법 원리를 ‘자연문화’ 관점에서 재해석해 자연과 인간이 얽혀 있는 현실을 반영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인간의 존엄성과 환경·문화 관련 조항 역시 모든 생명체의 가치와 자연–문화의 상호의존성을 기반으로 확장 해석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태현 강원대 교수는 기존 헌법 원리의 재해석만으로는 생태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생태적 온전성’을 최상위 헌법 원칙으로 선언하고, 개발의 불확실성이 있을 때 자연의 이익을 우선하는 ‘In Dubio Pro Natura’ 원칙을 사법 심사의 기준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원칙이 이미 에콰도르 헌법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으며, 새만금 간척 사업과 같은 사례에서 전혀 다른 판단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규호 박사(생명학연구회)는 기후 위기의 근본 문제인 단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상원을 신설하는 양원제 도입,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장기 전략을 마련하는 미래위원회의 헌법기구화, 국토·자원 조항의 ‘미래세대 공동 자산’ 규정, 그리고 시민 참여 기반의 숙의 민주주의 제도화 등 기후생태 헌법을 위한 구체적 제도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정문식 교수는 기존의 헌법학적 도그마틱을 벗어나 생태대 시대를 위한 입헌 원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 생태계를 위한 시각 전환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박한나 연구원은 생태 헌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자연의 권리 보장 내용을 헌법에 직접 규정하여 실효성과 규범력을 확보할 것인지 아니면 법률에 위임하여 구체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제기했다. 이재홍 교수는 헌법에 도입하는 용어의 규범적 적합성을 논하며(예: '생태'보다는 '생명'이나 '살림'이 더 적절할 수 있음), 기후생태 헌법의 성공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다수의 ‘지금 여기 자기 중심적 사고’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극복하고 공동체적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제도적 설계가 핵심 과제임을 지적했다.

 

이번 논의는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을 넘어서는 헌법적 상상력과 대안의 필요성을 확인한 자리였으며, 한국 사회가 인간 중심의 헌정 질서를 넘어 자연과 미래세대의 권리를 포괄하는 기후생태헌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다시금 분명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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