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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시민을 위한 지구법 <지구법의 첫 걸음>
  • 202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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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일 ‘시민을 위한 지구법’ 행사가 국회위원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지구법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지구법의 첫 걸음”을 딛은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행사 스케치와 함께 강의 자료(파일 첨부)와 관련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 시민을 위한 지구법 〈지구법의 첫 걸음〉

❍ 주최: 사단법인 선, 지구와사람

❍ 일시: 2024. 4/26(금) 14:00~16:00
❍ 장소: 국회위원회관 제8간담회의실
❍ 대상: 지구법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과 단체 누구나
❍ 후원: 법률신문

 

사단법인 선의 김보미 변호사의 사회로, 첫 번째 세션에서는 지구와사람의 지구법센터장 정혜진 변호사가 “왜 지구법인가?"를 주제로 지구법학의 개념과 역사를 짚어가며 기후위기 시대에 지구법학이 필요한 이유를 논했고, 두 번째 세션에서는 지구법학회 회장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지구법 판례 및 한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논했습니다. 이후 참석자 전원이 참여하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구법은 지구의 권리 장전”
“현실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과 제도라면, 법과 제도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지요. 그러기 위해 입법의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정혜진 변호사)

 

“저는 실무가 출신이고 실천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존의 체계를 조금 바꾸는 것 가지고는 안 되는구나 하는 걸 깨닫고, 환경법의 대안을 찾다가 찾은 것이 Wild Law”

“법의 근간 개념에 대한 도전이고 법에 균열을 내자고 하는 것인데, 가령 객체,대상,자산, 재산으로 귀속되던 자연(물)의 권리주체성을 인정하자는 것이죠. 이는 기존 접근법과 전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초반에 법학자들은 넌센스라고 했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박태현 교수)

 

“자연에 권리를 주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시민 질문)

“해결할 수 있는 발걸음을 뗄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이죠. 지구법학은 특정한 개별 법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접근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인간의 법과 제도에 담긴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지구 중심 가치관에 입각한 법률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남미처럼 전체 자연에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에선 어렵습니다. 그래도 최근 제주도에서 생물종인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위한 이니셔티브가 발족되었습니다. 남방돌고래에게 법인격이 부여된다면, 돌고래  존재에 대한 가치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서 문화 전환이 이루어질 것이고, 이렇게 점진적인 변화가 있겠지요.” (박태현 교수 답변)

 

 

 

 

* 아래는 서울경제 신문 및 뉴스레터 “지구용” 기사입니다(2024/05/02).

 

 

〈강에, 돌고래에 법적 지위와 권리를 준다면〉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지만, ‘지구법’이란 개념을 처음 들어본 사람이 에디터뿐만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지구를 생각하는 관점이 들어간 법이라니, 정말 효과적으로 기후위기를 막고 생태계를 지킬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민을 위한 지구법’ 강연에 망고 객원 에디터가 달려간 이유입니다.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지구법


지구법은 2001년 생태학자이자 신부인 토마스 베리가 제안한 개념입니다. 지구에 사는 모든 존재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정 대상이 권리를 갖게 되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서는 안 되는지 정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이나 나무에 법적 지위가 주어지면 정당하게 보호받을 자격을 갖게 되죠. 인권 침해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처럼, 무리한 도축·벌채 등으로 생태계를 파괴한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됩니다.


지난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엔인간환경회의가 개최된 이후 환경법이 꾸준히 발의됐지만 생태계와 기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은 현행 환경법이 인류가 일종의 마지노선을 넘지 않도록 제어하는 데 실패했다며,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법과 제도의 지배 목적과 이념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 그러한 고민의 결과가 지구법입니다.
이날 ‘왜 지구법학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맡은 정혜진 변호사님은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 서 있는 지금, 지구는 새로운 법이 필요하다”면서 “지구법은 지구를 위한 권리장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법적 권리 가진 뉴질랜드 강


황당한 이야기라고요? 이미 세계 곳곳에서는 지구법을 기반으로 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뉴질랜드는 2017년 세계 최초로 황거누이 강에 사람과 동등한 법적 권리를 부여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가 강을 대변해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에콰도르는 2008년 헌법에 자연을 권리주체로 명시해 생명을 유지할 권리, 재생·원상복구될 권리 등을 보장합니다.

한국에서도 느리지만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지난해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위해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생태법인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처럼 생태적 가치가 높은 동식물, 자연환경 등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박태현 강원대 로스쿨 교수님은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헌법엔 ‘부엔 비비르(Buen Vivir)'라는 말이 있다”며 “직역하면 ‘좋은 삶’인데, 자연과 공존하는 삶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구와 함께하는 좋은 삶으로 풀이해볼 수 있겠습니다. 박 교수님은 "좋은 삶이란 생태계와 지구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적합한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여 주셨습니다.


지구법은 법을 통째로 뜯어고치자는 주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인류의 법과 제도에 담긴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박 교수님은 “지구법은 특정한 개별 법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접근법’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법률가가 보기에 인간중심적인 법이 변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이 지금으로서는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기후공시가, 탄소 규제가 현실화된 것처럼 지구법도 당연해지지 않을까요. 2015년부터 법조인을 대상으로 지구법 강좌를 시작한 사단법인 선 관계자는 “지구법 강좌를 시작한 초기에는 참가 인원이 2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 3년간 300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변화가 이미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 지구를 위한 용사들의 뉴스레터 “뉴스용” 3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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